2026년 7월 12일 일요일

[전북 정읍 수성동] 짜장면 맛집 행운각, 노포맛집 낮술맛집 탕수육맛집

 


창밖으로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비가 오면 파전이나 막걸리도 생각나지만, 이상하게 기름진 냄새와 달달하게 춘장 볶는 냄새가 진동하는 중식이 유독 강렬하게 땡기는 날이 있다. 그래서 오랜만에 ㅇㄹ님과 함께 정읍에 위치한 '행운각'으로 향했다.

이곳은 정읍에서 꽤 오래된 중식집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인데, 가끔 옛날 스타일의 근본 있는 짜장면이 생각날 때면 어김없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골집이다. 요즘 번화가에 새로 생기는 세련되고 화려한 퓨전 중국집 느낌보다는, 동네 한구석에 묵묵히 오랜 시간 자리 잡고 사람들의 배를 채워준 진짜배기 노포 중식당 특유의 푸근한 감성이 있다. 이런 곳은 메뉴판을 펼치기도 전부터, 가게 문을 열 때 풍기는 냄새만으로도 기본 짜장면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오르게 만든다.

비 오는 날의 탁월한 선택, 짬뽕과 세트 메뉴



중식당에 오면 늘 짜장이냐 짬뽕이냐 하는 최대의 난제에 부딪히지만, 이날은 짜장면, 짬뽕, 탕수육이 모두 포함된 알찬 세트 메뉴에 바삭한 군만두까지 추가해서 아주 푸짐하게 즐기기로 했다. 평소 같으면 나도 고민 없이 짜장면을 골랐겠지만, 창밖으로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우중충한 날씨 탓인지 오늘은 얼큰하고 뜨끈한 짬뽕 국물이 간절하게 땡겼다.

행운각의 짬뽕은 사람 입맛에 따라 가끔(?) 호불호가 갈린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적어도 비 오는 날의 감성과 어우러진 오늘의 짬뽕은 내 입맛에 딱 맞았다. 요즘 유행하는 캡사이신 범벅의 엄청 자극적이고 맵게 혀를 치고 들어오는 짬뽕이 아니라, 채소와 해물의 은은한 시원함이 우러난 편안하고 깊은 맛이다. 속에 부담 없이 훌훌 넘기기 좋은, 그야말로 근본에 충실한 동네 중식집 짬뽕 느낌이라 탕수육, 짜장면과 함께 곁들여 먹기에도 밸런스가 아주 훌륭했다.

정읍 최고의 짜장면과 옛날 방식 탕수육 소스



비록 오늘은 내가 짬뽕을 선택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행운각의 진짜 에이스는 단연 '짜장면'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내 입맛뿐만 아니라 같이 간 ㅇㄹ님도 "정읍에서 짜장면은 이 집이 단연 제일 맛있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진한 춘장 소스에 쫄깃한 면발을 슥슥 비벼서 크게 한 입 먹으면,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 짭짤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정읍에서 제대로 된 옛날 짜장면 맛있는 집을 찾는다면 주저 없이 이곳을 먼저 추천하고 싶다.

짜장면이나 짬뽕 단품만 먹으면 속이 살짝 헛헛하고 아쉬울 수 있는데, 이때 갓 튀겨낸 바삭한 탕수육 하나가 테이블 가운데에 같이 있어 주면 비로소 완벽한 중식 식사가 완성되는 기분이다. 내가 이 집 탕수육을 유독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소스' 때문이다. 요즘 유행하는 레몬향이 강하거나 투명한 소스가 아니라, 옛날 어릴 적 먹던 그 시절 방식의 달착지근하고 걸쭉한 소스다. 갓 튀겨진 고기튀김을 이 소스에 푹 찍어 먹고, 곧바로 짜장면을 한 젓가락 호로록 먹어주면 이게 바로 중식을 먹는 최고의 재미이자 행복이다. ㅎㅎ

군만두를 즐기는 꿀팁과 소소한 해프닝



중식의 숨은 조연, 군만두도 빼놓을 수 없이 참 맛있다. 여기서 군만두를 200% 더 맛있게 즐기는 ㅇㄹ님만의 특별한 비법(픽)이 있다. 먼저 바삭한 군만두를 달달한 탕수육 소스에 푹 찍어 윤기 나게 코팅을 입힌 다음, 고춧가루를 팍팍 푼 짭짤한 간장 소스에 한 번 더 찍어서 입에 넣는 것이다. 단맛, 짠맛, 매콤함, 그리고 만두피의 바삭함이 입안에서 한꺼번에 폭발하는데, 그야말로 기가 막힌 조합이다. 꼭 한 번 이렇게 먹어보길 추천한다.

한참을 맛있게 정신없이 먹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서비스라며 시원한 캔 콜라를 하나 툭 얹어 주고 가셨다. 내가 나중에 블로그에 이런 정성스러운 후기 글을 쓸 줄 미리 아시고 뇌물(?)로 주신 건 절대 아닐 거다. 내 블로그는 조회수도 잘 안 나오는 조촐한 개인 기록용 블로그일 뿐이니까. 감사한 마음으로 기분 좋게 받았지만, 사실 나는 평소에 '제로 콜라'밖에 안 마시는 나름의 다이어터라서 속으로 살짝 눈물을 머금어야 했다. T-T ㅋㅋ

총평 – 노포의 매력은 영원하다

그 어떤 화려한 인테리어나 수식어보다, 나는 이렇게 세월의 때가 묻어 있고 언제 가도 변함없는 편안함을 내어주는 노포 식당의 느낌이 너무나도 좋다. 짜장면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맛이 인증된 오래된 동네 맛집이라는 느낌이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있는 곳이다. 비 오는 날 ㅇㄹ님과 함께 오랜만에 방문해서, 애초에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든든하고 만족스럽게 배를 채우고 식당 문을 나섰다.

역시 맛없는 집 찾기란 쉽지 않다.

📌 매장 정보

  • 상호명: 행운각

  • 주소: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수성2로 29

  • 특징: 정읍 현지인이 인정하는 짜장면 맛집, 옛날 스타일의 탕수육 소스, 비 오는 날 생각나는 깊고 편안한 짬뽕 국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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